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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교실/교육리뷰

고발들 하려면 하세요 <교사 왕따 문제를 다룬 책>

  교단이 무너지는건 학부모나 학생때문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바로 교사 스스로가 교단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교사들은 관료주의에 물들어가고 있으며 이때문에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그러므로 내부에서부터 부패한 교사집단은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내부에서 무너진 집단을 절대 외부에서 좋게 바라봐 주지 않는다.
내부의 문제를 꽁꽁 동여맨다고 해서 썩을 곳이 썩지 않는가?
스스로 부패된 곳을 도려내고 치유하지 않는다면 교육계는 한없이 나락으로 추락할 것이다.
다음은 주간 조선에 좋은 기사가 있어 퍼왔다.
이 문제가 과연 교육공무원에 국한되는 문제인지는 스스로가 더 잘 알것으로 본다.
총체적인 한국 관료주의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선진 한국으로 도약할 것인가?
한국 미래를 위한 댓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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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8, 31일자 )

양인자(62) 서울 시흥중 교장은 오는 8월 31일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전북 전주 출생인 그는 전주교대를 졸업하고 만 20세 되던 해 처음 교편을 잡았다. 전주에서 7년, 서울에서 6년 등 13년을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중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다시 대학에 편입, 25년을 서울지역 중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도합 38년의 교직 경력이다.

그에게 시흥중학교는 각별하다. 교장으로 부임한 처음이자 마지막 학교이기 때문이다. 여러 모로 애정이 담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그는 이곳에 발령 받기 직전 연북중(서대문구 연희3동) 교감이었다. 그 전엔 불광중, 신수중, 아현중 등을 거쳤다. 모두 서울시서부교육청이 관할하는 학교들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교장 승진도 관내 학교에서 이뤄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교원사회의 관행이기도 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전임 근무지에서 25㎞ 이상 떨어진 시흥중학교로 발령이 났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장학사를 마치고 교장 발령을 기다리던 또 다른 후보자가 자신이 가기로 돼 있던 마포구 모 중학교 교장으로 가며 하루 사이에 부임 학교가 바뀐 것이었다.

 

▲ 양인자 교장(왼쪽)과 회고록 작업을 함께 한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 추진협의회 대표. / photo 허재성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낯선 동네에서 시작한 교장 노릇은 쉽지 않았다. 학교가 위치한 금천구 시흥3동은 소위 ‘학군’으로 따지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결손가정 학생이 300여명, 고아원에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도 11명 있다. 지난해 급식비 미납액은 600만원이었다. 몇 년째 누적된 미납액은 1300만원에 이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교사들 사이에서 이 인근 학교들은 ‘쉬어가는 학교’로 인식돼왔다. 전통적으로 전교조 교사들의 입김이 강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양인자 교장이 부임한 이후 시흥중학교는 여러 모로 달라졌다. 일단 강성이었던 전교조 조합원 수가 13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적극적 활동은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온 지 얼마 안 돼 교사회의를 가졌어요. 회의가 끝났는데 한 선생님이 갑자기 나오더니 ‘곧 성과급이 나오는데 n분의 1로 분배하고…’ 어쩌고 하면서 인쇄물을 나눠주는 거예요. 학교 공식회의 시간, 학교 재산인 종이와 인쇄시설 쓰지 말고 전달사항이 있으면 공식 게시판과 인터넷 메신저를 활용하라고 했지요. 처음엔 다소 반발이 있었지만 요즘은 잠잠합니다.”

대형 교복업체들의 상술로 얼룩졌던 고가의 변형 교복도 이 학교에서만큼은 100% 퇴출됐다. 양 교장이 학부모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입기 편하고 값싼’ 새로운 교복 디자인을 채택, 중소업체에 맡겼기 때문이다. 복잡한 디자인의 기존 교복을 입지 않으면서 절약된 돈만 동복 25만원, 하복 10만원 등 35만원에 달한다. 당시 교복 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그의 이런 결정은 방송 등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퇴임을 불과 3개월 앞둔 지난 5월, 양 교장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공문을 하나 받았다. ‘시흥중학교가 교장공모제 5차 시범운영 예비 지정학교가 됐으니 그 취지를 설득하는 학부모회의를 개최하라’는 내용이었다. ‘누가 이 구석 학교에 공모교장으로 오려고 하겠느냐’는 질문에 교육청 관계자는 “일찌감치 장학사 돼서 임기를 채우고도 정년이 남은 사람은 누구나 공모제 교장에 욕심 낼 것”이라고 대답했다.

학부모회의에선 “퇴임 교장은 안 된다는 규정이 없으니 공모제를 도입하면 양인자 교장 선생님을 다시 모시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교육청 관계자는 “(퇴임 교장이 공모제 교장으로 올 수 없는 건) 불문율이고 양심상의 문제이므로 안 될 일”이라며 못을 박았다. 학부모들은 “그럼 우리도 공모제 교장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섰다. 그 과정에서 양 교장은 교육청 관계자로부터 “학부모에게 공모교장으로 뽑아달라고 교육했느냐”는 얘기까지 들었다. 최선을 다해 교육청에 협조했던 그로선 당혹스럽고 화가 나는 일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흥중은 교장공모제 5차 시범운영 대상학교에서 제외됐다. 이번 일을 겪으며 양 교장은 다시 한번 교원사회의 왜곡된 구조를 실감했다. “학교 현장에서 제일 대우 받는 건 학생 잘 돌보고 수업 열심히 하는 교사가 아닙니다. 교감으로 승진하려면 소수점 넷째 자리까지 매겨지는 점수 관리에 목을 매야 하고 근무평점을 잘 받기 위해 교장에게 밉보이지 않도록 매사 조심해야 해요. 부단한 노력으로 교감, 교장이 돼도 장학사 앞에선 늘 약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장공모제도 취지는 좋지만 결국 장학사에게 교장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수단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그는 별도의 퇴임식 없이 조용히 교직생활을 정리할 계획이다. 회고록 출간도 당초 그의 시나리오엔 없던 일이다. 그를 부추긴 건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 추진협의회 대표. 두 사람은 1993년 ‘사랑의 일기 쓰기 운동’을 하며 알게 됐다. 이후 고 대표가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학사모’) 상임대표를 맡고 양 교장이 부장교사에서 교감으로, 다시 교장으로 승진하며 각각 학부모와 교사 진영의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책 출간을 앞두고 망설이는 양 교장의 부담을 덜어주려 고 대표는 아예 회고록의 공동저자로 나섰다. 학사모 시절부터 틈틈이 써왔던 에세이를 모아 회고록에 함께 싣기로 한 것. 5월부터 착수한 원고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문제는 출판이었다. 기획안에 호감을 보이던 몇몇 대형 출판사들도 초안을 읽어본 후 “표현 수위가 높은데 위험하지 않겠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양 교장의 회고록은 어렵사리 확보한 한 소형 출판사에서 초판 3000부를 찍기로 했다. 출간 예정일은 8월 25일.(인터뷰는 이보다 일주일 앞선 8월 18일에 이뤄졌다.) 고 대표는 “전혀 미화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학교 현장을 가감 없이 담은 책”이라며 “교육당국과 교사, 학부모가 모두 한번씩 읽어보고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익은 교육정책을 마구잡이로 내놓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부 사실인 걸요, 뭐. 고발하려면 하라고 하세요.” 교사생활을 하며 겪은 실제 사례들을 엮어 만든 책인 만큼 일부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실명이 거론된 부분도 있다. 자칫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는 담담했다. “제가 ‘교사 왕따 1호’였어요. 열심히 하면 할수록 동료 교사들로부터 노골적으로 따돌림을 받았지요. 한번은 후배 남자교사가 그러더군요.(우리가 아무리 따돌려도) 반응이 없는 게 더 얄밉다고요. 이젠 더 이상 그런 풍토가 발 못 붙이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교육에도 경쟁력이 생기지요. 책에도 그런 메시지를 담으려 노력했어요.”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양인자 교장은 퇴임 후에도 바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여생을 봉사에 매진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지난 7월부터는 구청에서 개설한 130시간짜리 미용사 자격증 코스 강좌도 듣고 있다. “가만히 살펴보니 미용기술은 어떤 곳에서든 쓸모가 있겠더라고요. 매일 3시간씩 받아야 하는 수업이 쉽진 않지만 나중에 이 기술로 남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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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가 학생들에게만 있을까?

아니다.

공무원에게도 있고 회사원에게도 있고

교사에게도 있다.

바보같아서 왕따가 될까?

아니다.

학구적이고 헌신적인 사람이 오히려 왕따가 된다.

참신하고 미래를 보는 그들을 무사안일주의 동료들이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담번에 이 글 아래에 미국 연구진들이 수년간 연구한 직장 내 왕따 연구 논문에 대해서 올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