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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머나먼 땅

머나먼 땅 2


플롤로그


레인과 호그의 마을


레인과 호그는 인간과 요정이 공존하는 수도에 살았다. 수도는 파머왕이라는 왕을 중심으로 농업과 목축, 사냥 등 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여러 부족들이 모여 사는 부족연합국가였다. 수도는 수도성을 중심으로 수십개의 부족마을로 이루어져 있었고 레인과 호그는 그중 가장 변두리 산골에 위치한 사냥꾼 마을에 살고 있었다.

오늘도 레인과 호그는 아버지와 함께 사냥을 마치고 초록빛 들판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호그, 레인, 방금 잡은 사슴고기를 룻네 집에 갖다 주고 오너라” 집에 돌아온 모크는 갓잡은 사슴고기를 가죽에 돌돌 말으면서 소리쳤다.

“알았어요 아빠.” 레인이 대답했다.

모크는 레인과 호그의 아버지인데 사냥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사람들이 그러는데 모크는 예전에 왕국의 이름있는 기사였다고 한다. 어느때부터인지 아버지는 기사생활을 버리고 태어난 마을로 돌아와 살게 되었다. 호그는 예전 아버지의 삶을 동경하고 왜 하필 이런 시골 촌구석에 와서 사냥이나 하면서 힘들게 사는지 이해할 수 가 없었다. 사실 아버지가 이곳 부족장이지만 생활은 다른 마을 주민이나 다를게 없었고 오히려 마을주민들보다 더 일을 많이 하는것 같았다.


그들은 아버지가 싸준 짐꾸러미를 들고 옆 마을 룻네 집으로 향했다. 룻은 아버지의 아들 아르시아의 딸이다. 그러니 레인과 호그에게는 조카뻘인 셈이다. 레인과 호그는 외모로 보면 아버지처럼 보이지만 관계는 형인 아르시아와의 어마어마한 나이차에 대해서 항상 궁금해했다. 그럴때면 아버지는 내가 늦둥이를 낳아서 그렇다고 둘러댔다.

그들은 아버지 심부름으로 룻네 집에 가는 날이면 조카 룻과 함께 이곳저곳을 여행하기도 하였다. 룻은 올해 열 살인 여자아이다. 옆 마을은 불과 반나절이 채 안되는 거리에 있어 두 형제는 금새 마을에 다다랐다. 룻이 사는 마을은 레인과 호그가 사는 마을보다 훨신 번화했고 수도성과도 더 가깝다. 집들도 돌로 이루어진 멋진 마을이었고 곳곳에 상점들이 즐비했다. 레인과 호그가 아버지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고 내심 반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여기저기 상점들을 기웃거리면서 어느새 마을 중심에 위치한 아르시아의 집에 다다랐다. 아르시아은 그마을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다. 아버지처럼 마을 족장은 아니지만 수도에서 유명한 마법사 부부다. 아르시아는 대륙 최고의 불 마법사였고, 아내인 사라는 대륙에서 유명한 변신술사였다.

레인과 호그가 아르시아의 집 마당에 들어서자 왠 개구리 한 마리가 마당에서 폴짝 뛰어 레인앞으로 개굴거리면서 다가왔다. 레인은 짐짓 추측하면서 말했다.

“설마 사라 형수님?”

개구리는 순식간에 중년의 여자로 변신하였다.

“흠 이제 도사가 다 되었네! 마법도 배우지 않았는데 동물의 말을 이해하다니?”

푸-하고 레인과 호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 아버지께서 갖다 드리래요.” 호그는 가죽 꾸러미를 사라에게 건냈다.

“흠 오늘 저녁은 맛있는 사슴고기를 먹겠군.” 사라는 흥얼거렸다.

“룻은요?” 레인이 사라를 보며 물었다.

“뒤뜰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데.... 아마 불장난이겠지, 요새 재미가 붙었나봐.”

뒤뜰로 가보니 커다란 불덩어리가 룻의 머리위에 떠 있었다. 룻이 주문을 외우자 불덩어리가 허공에서 한바퀴 돌더니 레인과 호그쪽으로 날아왔다. 기겁을 한 레인과 호그앞에서 방향을 틀더니 정원을 한바퀴 돌아 다시 룻의 머리위로 올라갔다.

“와, 대단한데? 벌써 저렇게 불을 잘 다루다니?” 호그가 감탄하며 말했다.

“어서와 오빠들!~” 룻이 말했다. 머리를 양갈래로 길게 따서 늘어뜨린 룻이 깡총거리면서 뛰어왔다. 머리위에 쏘아 올린 불덩어리가 금새 쏟아져 내릴것만 같았다.

“ 불덩어리는 그만 없애면 안될까?” 은근히 걱정이 된 호그가 말했다.

룻이 주문을 외우자 불덩어리는 금새 작아지더니 룻의 손바닥안으로 사라졌다.


셋은 집안으로 들어와 식탁에 앉았다.

“아르시아형은 어디 갔나봐?” 레인이 룻을 보며 물었다.

“마을회의에 가셨어, 중요한 일이 있나봐” 룻이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자 먼저들 먹어봐라, 막 했는데 맛이 있어야 할텐데...”

사라가 야채를 가지고 샐러드를 만들어 왔다. 사라는 채식만을 하는 식성이 까다로운 여자다. 그래서 룻네 집에서는 할아버지가 고기를 보내지 않으면 고기먹는 날이 드물었다.

밖은 어느새 어두워져서 검은 커텐이 쳐지고 그 위엔 총총한 별들이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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